*** 쓸개(膽)가 빠지면 어찌될까 - 족소양(足小陽) 담경의 흐름 ***
"쓸개 빠진 놈". 우리가 흔히 쓰는 욕이다.
쓸개란 담을 말하는 것으로 해부생리학적으로는 간장 밑에 붙어 있는 작은 기관이다.
이곳에 병이 있을 경우는 떼어내도 큰 지장이 없다.
그래서 우리의 욕도 쓸개를 떼어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이 움직이므로 이렇게 사용되었는지 모른다.
사실 "간 빠진 놈"이란 욕이 없는 것을 보면 확실히 간은 빠지면 죽는 것이고,
쓸개는 떼어 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누구에게 쓸개 빠진 놈이란 욕을 사용했으며, 과연 어떤 사람이 쓸개가 빠진 사람일까.
『황제내경』에 따르면 "담은 정사(正邪)를 구별하여 정(正)을 취하고 사(邪)를 쫓는 결단을 내리는 기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옳고 그름을 가려 옳은 길을 따라 가라고 판단을 내려 주는 재판관이라는 뜻이다.
"담력이 세다."는 말은 바로 이렇게 옳은 일을 과감히 추진하는 힘을 말한다.
그러나 어떤 때 "쓸개 빠진 놈"이라고 욕을 하는가. 옳다고 말해야할 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아부하는 경우이다.
직장 상사가 시키는 일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면 지적을 해서 고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게 하지 못하고 아부하는 경우이다.
직장 상사가 시키는 일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면 지적을 해서 고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
군대에서도 상관이 잘못했을 때는 졸병이라도 그 잘못을 마땅히 지적해야 하는데 기합을 받을까봐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쓸개를 빼 놓고 쓸개가 빠진 채로 살아가는 인생들이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는 말도 있다.
사실 쓸개는 간에 붙어 있어 간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
우리 나라 남자들의 경우 간에 치명적인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한 간병으로 사망하는 확률 역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말은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쓸개가 상하고 간이 나빠져 불행한 일이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사회가 된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지 않고 그냥 두리뭉실하게 넘어 간다면
우리 사회는 곧 부정과 부패 그리고 이기주의만이 판을 칠 것이다. 그러면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틀림없이 쓸개 빠진 나라가 될 것이다.
옳은 말을 하고 옳게 행동하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이 아니라 튼튼해진다.
개인의 건강이 바로 사회와 나라의 건강이다.
회사에서 쓸개 빠진 듯이 행동하다가 퇴근 후에 어쩌고저쩌고 술을 폭음해가며 떠들어 보아도 한번 빠진 쓸개는 간에 치명타를 가한다.
해부생리학적으로 쓸개는 떼어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동의학적으로 쓸개는 몸에서 사법부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관이다.
간담이 사법부의 기능을 잃으면 누구나 법을 무시하고 발로 밟을 것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각오로 빠진 쓸개를 다시 제자리에 꽂자.
삼초경에서 이어받은 담경은 눈초리에서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쓸개 빠진 사람은 눈알을 좌우로 굴리며 눈치를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이 따로 없다.
쓸개가 빠지면 모두 햄릿이다.
이렇게 시작된 담경은 머리의 측면을 왔다갔다 흐르다 뒷머리의 함몰된 부위 옆 풍지혈에 이른다.
머리의 측면을 흐르기 때문에 쓸개가 상하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니 옆머리가 아픈 편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서 목을 지나 어깨로 들어갔다가 다시 앞으로 나와 쇄골 아래 결분혈에서 겨드랑이 아래로 내려와
옆구리를 거쳐 담에 속하고 아래로 다시 내려와 환도뼈를 지난다.
이곳에서 다리의 측부를 따라 내려가서 발목의 복숭아뼈 아래에 이르고 넷째 발가락에서 끝난다.
다른 가지는 눈 부위를 지나 뺨을 돌고 목 아래로 내려왔다 결분혈에서 본경맥과 만나고 다시 가슴속으로 내려가 심포경과 교차하고,
기문이라는 혈에서 간과 연락하며 다시 위경과 만나 환도에 연결된다.
위장경이 몸의 앞면을 다스리고, 방광경이 몸의 뒷면을 다스린다면,
담경은 몸의 측면을 다스린다.
그래서 머리의 편두통도 역시 담경의 부조화이고, 사지가 쑤시고 아파 움츠리게 하는
몸살감기도 어깨와 환도뼈를 지나는 담경의 부조화이다.
다리를 접질려 발목의 복숭아뼈를 삘 때에도 대부분 담경맥상으로 붓게 되는데,
이 것은 재수가 없어서 다친 것이 아니라 담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몸에서 주의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간과 쓸개의 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담은 간과 더불어 눈의 기능을 담당하는데 특히 담경의 다른 가지가 눈의 부위를 통과하므로
눈초리가 아프거나 눈물이 나고 흐려질 때는 담경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담의 기능이 허약하게 되면 가슴이 벌렁벌렁하며 잘 놀라고 잠을 이룰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어지러움증도 따라온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자주 화를 내거나, 잠을 자도 끝없이 자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피곤할 때 간을 의심하지만 사실 병원에서 간기능 검사를 해보면 정상이라고 한다.
술도 많이 먹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검사상의 소견은 정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피곤한가. 동의학적으로는 바로 쓸개의 기능이 부조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쓸개의 기능이 좋지 않아 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서양의학의 한계점 중의 하나는 바로 병이 되기 전 단계를 알아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몸이 좋지 않아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병에 걸렸다고 한다면 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몸은 아픈데 검사상으로는 정상이라고 하면 안심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잘 알 수 없다.
그래서 동의학은 병을 미리 알아내어 예방하는 예방의학이고, 서양의학은 병에 걸렸을 때 치료하는 치료의학이라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미리 외양간을 고쳐놓는 것이 좋다.
건강에 조심하여 몸의 조화를 꾀하는데는 동의학만한 것이 없다.
요즘은 서양의 문화, 생각, 의술, 심지어 먹는 것까지 우리 나라에 넘치고 있다.
귀 있는 자는 들어야 자신의 몸을 돌볼 수 있다.
농민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신토불이를!
우리 몸에는 우리 의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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