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大將軍, 간장 - 족궐음 간경의 흐름 ***
"우리 몸이 천냥이라면 간장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간장은 일을 많이 한다.
『황제내경』에 따르면 "간은 장군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외부의 적들과 싸우는 데
계략과 명령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간은 몸 안에 들어오는 외부의 독을 처리하여 몸을 지키는 기관이다.
간의 이런 기능이 고장나게 되면 간은 어떻게 될까? 바로 물에 불은 찐빵처럼 간덩이도 붓는다.
"간덩이가 부었다."는 말은 하지도 못할 일을 너무 무리하게 취하는 경우나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감행할 때에 사용된다.
일을 벌려놓고 나중에 가서는 수습을 하지 못해 뒤로 나가 떨어지면 그 영향으로 간은 심한 충격을 받고 병든다.
간의 한자(漢字)가 고기 육(肉)변에 방패 간(干)자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간의 일을 짐작하게 한다.
일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사람들을 가리켜 대부분 "간이 크다"고 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보다 간이 큰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힘이 세며 모든 일을 잘 처리한다.
그러나 하지도 못할 일을 욕심을 부려 시작했다가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간담이 서늘해지고" 드디어는 "간이 콩알만해져" 포기한다.
회사가 망하는 것이 그냥 망하겠는가. 되지도 않을 일을 추진하다가 망해 여러 사람 간덩이를 녹이는 것이다.
간경은 담경에서 기운을 이어받아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하여 엄지와 둘째 발가락의 뼈가 만나는 태충이라는 혈을 지나 삼음교라는 혈에서 비장, 신장경과 교차되어 무릎 안쪽으로 올라간다.
이어 가랑이로 올라갔다 생식기를 한바퀴 돌고 하복부에 이르러 임맥의 중극, 관원과 만나고 좌우로 갈라져 다시 위로 올라 옆구리를 통과하여 기관지 인후에 다다르고 눈을 지나 머리 정수리에 멈춘다.
다른 가지는 횡경막을 뚫고 폐를 지나 아래로 위장에 이르러 다시 여기서부터 폐경이 시작되도록 한다.
즉 12경맥은 폐에서 시작되어 간에서 끝나나 간의 경맥은 다시 기운을 폐로 연결하여 사람이 끊임없이 생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간경이 엄지발가락에서부터 시작하므로 엄지발가락을 세우는 운동을 하면 간이 튼튼해진다.
양손으로 벽을 붙잡고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어 발을 들어올리면 간경에 자극이 되는데
어렸을 때 까치발을 선다고 하는 표현이 이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발레 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간이 튼튼하여 장수한다고 한다.
그 다음 간경이 지나는 곳은 태충이라 부르는 곳으로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의 뼈가 만나는 곳인데 누르면 약간 들어가며 아프다.
이곳은 급체나 설사에 좋은 혈인데 특히 갓난아기가 푸른 변을 보며 설사를 할 때에는 발을 잘 주물러주면서 이곳을 지압하듯 지긋이 눌러주면 설사가 그치고 아기의 상태가 좋아진다.
간경은 생식기를 한바퀴 도는 관계로 생식기의 질병이 간경과 관계가 깊다.
남자의 생식기병, 전립선염, 발기불능, 혹은 산증(疝證:고환이 땅기는 증)등이 간경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며, 여자의 경우는 자궁질환, 월경불순, 음부가 가려운 증세, 아랫배가 당기고 아픈 증세 등이 있을 수 있다.
나이가 40세밖에 되지 않은 남자가 발기불능으로 성생활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끄러워 이야기도 건네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고만 있는데, 남편이 그렇다면 그 아내는 얼마나 속이 더 타겠는가.
병원에 가면 정신적인 충격으로 생긴 것으로 심할 때는 정신병으로 취급될 때도 있다.
지금까지 읽은 경맥 상식으로는 간경과 신장경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
간은 기운을 내고 그 기운은 신장에서 대주는데, 이 두 곳에 문제가 있으니 어찌 창조의 작업을 할 수 있겠는가.
서양의학만 믿고 정신과 치료만 하다가는 인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세월은 치료될 동안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도 즐거워야 할 성생활이 불감증으로 오히려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다.
역시 간경과 신장경을 중심으로 침 치료를 해보면 좋은 효과가 있다.
간경은 또한 위(胃)로 들어감으로 간의 이상은 바로 위장의 기능 저하로 이어져 신경성 소화불량, 위통, 설사 등의 증세를 일으키며, 가슴이 답답하고 심하면 아픈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간경이 눈으로 들어감으로 부조화되었을 대는 눈이 침침한 경우가 수반되고
시력이 떨어지며, 머리 부분으로 들어가므로 신경성 두통, 어지럼증, 노이로제,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신경성으로 불리는 병들은 간경과 관계가 깊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간장 자체가 상하는 질병이 제일 무섭다.
서양 의학적으로는 약도 없는 병이 바로 간장병이고 수술도 할 수 없다는 병이 바로 간장질환이다.
인공 심장이 만들어져 심장을 대체한다고 하나 아직까지 인공 간장은 만들 수 없는 것이 서양의학의 실정이다.
간이 상하기 전에 먼저 그 짝을 이루고 있는 쓸개를 잘 다스려 쓸개 빠지는 짓을 하지말고 무리한 일을 피하고 분수에 맞게 생활해 간덩이가 붓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살아온 시간보다는 앞으로 살 시간이 더 많은 것이다.
노인에게도 태어난 날은 있어도 아직 죽는 날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인간은 노력만 한다면 자기의 수명을 늘일 수 있다. 본래 사람의 수명은 기본이 1백25세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상에서 살펴본 경락들이 갖는 의미는 동의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라 하더라도 경락에서 경혈의 위치를 제대로 알아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경락과 그 속의 경혈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병에 따라 침을 찌르는 방법과 그 깊이의 차이 때문에 사실 몸에다 직접 침을 찌르는 일은 산너머 산이다.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 없이 혼자 그것을 깨우친다면 그 사람은 하늘이 낸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경락의 흐름을 알면 침을 찌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내 몸의 6장6부 중에서 어디가 잘못되어 아픈가 정도는 알 수 있다.
즉 환자의 앞 무릎이 쑤시고 아플 때는 그 앞 무릎이 위장경에 속하므로 경락을 공부한 사람은 곧 위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자주 바깥쪽 복숭아뼈가 접질리는 사람은 담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곧 동의학에서 경락은 치료의 부위이자 6장과 6부의 진단 부위인 것이다.
한의사들이 환자의 아픈 부위를 보고 별다른 진찰도 않은 채 환자의 6장과 6부의 병처를 말하는 것은 바로 이 경락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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