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心臟)과 마음 - 수소음(手小陰) 심경의 흐름 ***
한 몸을 국가로 비유할 때 심장은 임금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인간의 생명을 운영하는 정신활동의 기능을 담당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몸의 병은 마음으로부터 생기는데, 오늘날의 질병 중 85% 이상이 마음의 병과 관계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 서양의학으로는 약간 생소한 단어 같지만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한 부인이 가난한 삶 속에서도 남편 몰래 조금씩 저축을 하여 2백만원을 모았다.
장롱 속에 감추어 놓자니 아깝고 해서 돈을 불려 보려고 이자놀이를 시작했다.
이자가 척척 들어오자 일의 의욕도 생기고 돈이 불어난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기뻤다.
그러던 어느 날 돈을 꾸어갔던 사람이 도망갔다는 소식이 들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날 후로 이 부인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밥맛도 없었고 말도 하기 싫었다.
남편이 왜 그러느냐고 이유를 물어도 고개만 내저을 뿐이었다.
그 돈을 어떻게 모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바로 마음의 병으로 인해 몸에 병이 생긴 것이다.
『황제내경』에는 "심장을 편안하게 보존하면 백 년의 천수를 다할 수 있으며,
또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질병에 걸리는 일이 없다."고 장수의 비결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예수도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라고 말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었다면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속이 편하다.
공연히 돈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화를 내다가 몸을 상하게 된다.
심장이 임금으로 비유되었다면 우리 몸은 나라이다.
나라의 심장인 임금이 동요하고 부덕하여 나라 일을 올바로 돌보지 못하면 그 아래의 관료들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흔들려 몸이 무너지듯 백성도 흩어지게 된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자기 몸을 다스리는 일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허준은 이렇게 간파하고 있다.
- 인신유일국(人身猶一國) - 사람의 몸은 한 나라와 같다.
아무리 중요한 기관이라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그 흐르는 통로가 있다.
이 수소음 심경의 맥은
비경을 받아 심장 속에서 시발하여 한 가지는 임맥 아래로 소장에 이르고,
다른 가지는 임맥 위로 상행하여 목을 통과해 팔의 안쪽 아래 부위로 타고 흐르다가 손바닥의 아래 부분을 거쳐 새끼손가락으로 들어가서 소장경(小腸經)에 접속된다.
심경락의 부조화로 생기는 병 중의 하나가 겨드랑이에서 암내가 나는 경우이다.
옛부터 여인이 겨드랑이에서 암내가 날 경우에는 소박을 맞아도 항변할 수 없었다.
전하는 치료방법으로는 냄새나는 겨드랑이 부위의 털을 깨끗이 깍은 후
그곳에 밀가루를 바르면 잠시 후 밀가루 바른 곳에서 촉촉하게 젖는 부위가 생기는데, 바로 이곳이 암내를 풍기는 액이 흘러나오는 병처이다.
바로 이곳을 침으로 약간 찔러 구멍을 뚫은 다음 쑥으로 뜸을 떠 주면 냄새가 없어진다.
다른 병증으로는 심장 부위가 답답하거나 때로는 아프고 눈이 충혈되고, 목이 마르며,
명치 아래가 그득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다.
또한 손발이 차거나 너무 열이 날 때도 있으며 심경을 따라 아프거나 저리고 새끼손가락이 아플 때가 있다.
한편 심장은 피를 주관하므로 심통, 고혈압, 동맥경화, 혈액순환 장애, 부정맥, 대맥 등의 피에 대한 질병이 생길 수도 있다.
심장의 병은 다른 장기의 병과 달리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에 힘 써야한다.
간덩이가 부었어도, 쓸개가 빠졌어도, 비위가 상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심장이 마비되거나 혈관이 터지면 소우주인 인간도 별똥처럼 어딘가로 떨어져 형체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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