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이야기/스토리1

애 늙은이

행우니* 2005. 10. 29. 14:49
저 아이는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 게 꼭 애늙은이 같네”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곤 한다. 과거에는 칭찬할 때 하는 말이었으나 요즘은 오히려 ‘고리타분하다’ ‘보수적이다’는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현대 직장에서도 ‘애늙은이’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있다. 선임자들의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를 그대로 답습한다. 젊지만 행동이나 사고가 진취적이지 못하고 보수적이며 안일하게 대처한다.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 ‘사오정’(45세 정년), ‘삼팔선’(38세 정년)이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애늙은이’ 직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직장에서 오래 버티기가 아주 어렵다.

반면 ‘36년생이지만 36살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는 이런 사람이 좋다. 나이에 비해 생각과 행동을 젊게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일과 삶에 대한 열정이 풍부하다. 이 사람이야말로 ‘늙은 애’인 것이다. ‘늙은 애’가 되기 위한 노력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필자는 지금도 현장체험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영업사원들과 자리를 갖는다. 말로만 열정적으로 일하자고 부르짖으면 의미가 없다. 현장에서 실제 코디(서비스 전문가)가 되어 필터도 교환하고 제품을 점검해본다. 같이 동행하면서 그들의 고충을 알게 되었고 문제가 있을 때는 즉시 개선하도록 하였다. 탁상공론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듣고 체험한 열정이 현재에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한 부서에서는 술 회식이 아니라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회식을 제안해왔다. 흔쾌히 허락했다. ‘늙은 애’다운 사고와 행동을 보인 부서장의 모범으로 그들은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도 리더의 큰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젊지만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창의적이지 않는 ‘애늙은이’는 조직사회에서 발전할 수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열정을 불태우는 자만이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