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9일 (목) 15:34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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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약국을 창업할 때 너무 형편이 어려웠다. 그래서 임차료가 싼 마산의 변두리에 웬만한 구멍가게보다도 좁은 곳을 택했다. 그런 보잘것 없는 약국이다보니 30분∼1시간만에 손님이 한 명 찾아올 때도 많았다. 환경은 어려웠다. 그러나 나는 그때마다 ‘약국이 왜 이렇게 잘 안될까’하면서 한탄만 하지 않았다. 내가 정성껏 열심히 실력을 쌓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잘될 수 있다고 믿었다. 울며 씨를 뿌리면 기쁨으로 단을 거둘 날이 올 것이라고 성경에 써 있지 않았던가.
내가 처음 약국을 운영하면서 사용했던 것은 감동경영법이었다. 나는 모처럼 고객 한 명이 찾아와서 약을 조제해가면 그 손님의 이름을 40∼50번 부르며 외웠다. 그 고객이 한달이나 두달 후에 다시 방문하면 나는 절대로 이름을 다시 묻지 않았다. 대신 안간힘을 다해 기억을 되살린 다음 조제 차트를 찾아내왔다. 그러면 그 고객은 이름도 묻지 않고 오래 전 자신의 조제 차트를 찾아내온 것을 무척 신기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와∼약사님 정말 천재네요”라고 감동한다. 다른 약국에서는 다섯 번,여섯 번 가도 갈 때마다 이름을 물어보는데 너무나 비교가 된다며 칭찬했다.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고객 감동’을 변두리의 영세한 약국에서 큰 밑천 들이지 않고 정성과 노력으로 실천한 셈이다.
또한 ‘5리를 가자 하면 10리를 가자’는 적극적 섬김 전략도 사용했다. 종종 약국 앞을 지나가는 분들이 주소와 이름이 적힌 종이쪽지를 가지고 들어와 길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경우 아마 대부분은 말로 설명해줄 것이다. 또는 퉁명스럽게 “시간 없어요”라고 내뱉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 동네를 꿰뚫고 있는 나는 그럴 때마다 가운을 벗어놓고 “저를 따라오십시오” 라며 앞장섰다. 300m,혹은 500m를 마다하지 않고 골목을 돌아 찾는 집앞까지 안내해주었다. 날씨가 좋을 때뿐 아니라 비나 눈이 올 때도 마찬가지로 안내해줬다. 그러고 나면 며칠 지나지 않아 그집에 사시는 분이 거의 예외없이 약을 사러 나타나곤 했다.
그때는 휴대전화가 없던 때라 행인들이 종종 약국에 들어와 “전화 한 통 쓰자”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중전화도 많지 않았던 때다. 그럴 때면 나는 두말없이 전화를 사용하게 해드렸다. 전화를 쓴 사람이 50원이나 100원씩 사용료를 내겠다고 하면 절대로 받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서 또 사용하시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미안해 하면서 필요도 없는 약을 사가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 단골이 되었다. 내가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한 일들이 종국에는 내게 유익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출처 : 고객 감동. 우린 얼마나 ?
글쓴이 : 칼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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